[주보칼럼] "힘을 가진 자는 두려워하라" / 양민철 목사 / 2019.9.29

관리자
2019-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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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가진 자는 두려워하라

(9.28 검찰개혁 촛불집회)


검사는 공무를 위해 사용하는 차량의 주유비를 지불받는다. 선 지출 후 결재의 방식인 것 같다. 지난 주간에 어이없는 기사를 보았다. 뉴시스 25일자 기사 가운데 눈에 확 들어오는 해드라인이 있었다. <검사장들 관용차 기름값 요지경. 하루 8번 주유, 이틀에 190만원도>. 내용이 민망한 수준이다. 남부지검장은 하루 103만원을 주유한 적이 있는데 다음날에도 85만원을 주유한 것으로 영수처리되었다. 광주지검장은 같은 날 여러번 주유를 반복하였다. 얼마나 많이 뛰어다니면 하루에 100만원어치 기름을 넣는가?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운송업의 경우 하루에 100만원 주유했다는 사례를 들어본 적이 없다. 이런 비상식적 주유 패턴을 가진 검사장들은 발로 뛰는 위치가 아니다. 주로 결재하고 명령하는 위치가 아닌가? 하여 지나친 주유비 청구는 ’카드깡’을 하지 않았을까? 의문을 낳게 한다. 


어느 자리든 금전에 대한 유혹이 따르고 눈먼 돈에 관심을 갖는 것은 그들만의 추태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법에 근거하여 사람들의 죄를 묻는 위치가 아닌가?


대한민국 검찰은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다. 전 세계 유래가 없는 강력한 검찰권력이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의 앞잡이로 일했던 조선인 순사들이 해방 후에도 고스란히 경찰조직에 유입되었다. 해방 후 친일파 악질 순사 노덕술이 독립투사 의열단 단장 김원봉을 심문한 사건은 가슴치며 탄식할 일이다. 당시 이승만 정권은 친일파의 도움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들을 온전히 믿지 못한 까닭인지 가장 결정적 권한은 경찰이 아닌 검찰에 몰아주었다. 이것이 강력한 검찰권력의 형성 배경이다. 


만일 그들이 국민을 두려워하고 법치주의 정신에 입각하여 공정하고 평등하게 법집행을 해왔다면 지금처럼 ‘검찰개혁’을 외치지 않았을 것이다. 국민이 검찰에 대한 경계심을 갖는 이유는, 자신들에게 주어진 막강한 힘을 잘못 사용하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는 국민과 헌법에 대해 말하지만 실상은 이익에 눈먼 형태를 보이고 있다. 결국 그들의 손에 주어진 칼은 사회의 부조리와 악을 도려내는 도구가 아니라 검찰조직에 해롭다 판단되는 인물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살인의 무기가 되어버렸다.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렇다.


힘에 대한 심판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힘을 어떻게 사용하는가? 그가 지켜보고 있다. 그의 판단은 정확하며 그의 심판은 엄중하다. 주께서 우리에게 주신 힘을 선하고 정의롭게 사용해야 한다는 교훈을 가슴에 새겨본다.



양민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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