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설립26주년 집사임직예배

관리자
2023-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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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설립26주년 집사임직예배


'희망찬교회'라는 이름으로 첫 예배를 드렸던 것이 어제 같은데 벌써 26년을 살았습니다. 교회설립 기념주일을 맞을 때마다 죄송한 맘 한 가득입니다. 세월만큼 주의 사랑을 많이 받은 것인데 세월만큼 열매를 맺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교회설립 기념주일이 다가오면 기쁘기 보다 죄송스런 맘이 앞서고 주님 앞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야 한다는 부담스런 감정에 무겁습니다. 


목사가 유별나서 여느 교회처럼 평탄한 길을 걷지 못했습니다. 남들이 하지 않는 일, 하고 싶지만 시련과 상처가 예상되기에 선듯 나서기 꺼려지는 일에 겁 없이 발을 담구었다가 상처가 많이 남았습니다. 지난 열정은 추억으로 남아있지만 그 열정의 그림자에 가려진 잊혀져 가는 상처들은 여전히 아프고 죄송하고 미안합니다. 한 때 저를 따랐던 이들이 공동체를 떠나는 결심을 하기까지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냈을까. 이미 지난 일이지만 여전히 죄송하고 미안합니다. 목사가 평범하지 못해 파도를 만나게 했습니다. 어디서든지 평안하기 바랍니다.


10월 15일, 교회설립 26주년이 되는 기념주일에 안수로 집사를 세우려고 합니다. 모두 아홉 사람입니다. 신도범, 추영석, 이우선, 최재율. 그리고 김아량, 최순희, 이향미, 권금자, 전은례. 유별난 목사를 떠나지 않고 곁을 지켜준 저의 위로자들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 사진을 보는데 울컥합니다. 오래 된 사진첩을 펼친 것 같습니다. 지난 일들이 낡은 필름처럼 스칩니다. 사진 한 장이 영화 한 편입니다. 그간 고생시켜 미안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함께해줘서 고맙습니다. 그 누구도 자신의 끝을 장담할 수 없지만 끝까지 희망찬교회를 부탁합니다. 엄청난 시련의 터널을 통과한 후 환하게 미소짓는 당신들은 저의 열매입니다. 


양민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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